피아제가 말하는 구체적 조작기 아동은 인지적 조작을 빠르게 습득하고 자신이 경험한 대상이나 사건에 대해 생각할 때 이를 적용한다. 앞서 사려본 바와 같이, 인지적 조작은 내적 정신 활동으로서 아동은 이를 통해 심상이나 상징을 수정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논리적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인지적 저장고 안에 이러한 강력한 새 조작을 겸비하게 된 학령기 아동은 전조작기의 정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빠르게 인지적 발달을 보인다. 또한 전조작기 아동이 가졌던 한계점들이 구체적 조작 단계에 이르러 보다 약화한다. 구체적 조작 단계 아동은 피아제의 여러 보존 문제를 쉽게 풀 수 있다. 예컨대, 7세 아동에게 액체 보존 문제를 제시하면 이 아동은 동시에 두 용기의 높이와 너비 모두에 집중함으로써 탈중심화를 할 수 있다. 또한 가역성도 나타난다. 이와 같은 인지적 조작이 가능하게 된 아동은 이제 2개의 다른 용기에 각각 동일한 양의 액체가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외양이 아닌 논리를 이용한다. 구체적 조작 단계 아동은 양적인 관계와 관계적 논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체육 시간에 선생님이 "키 순서대로 줄을 서세요."라고 말씀하시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구체적 조작이 가능한 아동에게는 이와 같은 배열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쉬운 작업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신적 서열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전조작기 아동은 수많은 배열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하고, 체육 선생님의 말씀을 따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구체적 조작 단계 아동은 이행이라는 관련 개념도 이해하고 있다. 이행이란 연속으로 배열된 요소 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컨대, A는 B보다 키가 크고, B는 C보다 키가 크다면, A와 C 중에 누가 더 키가 클까?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A가 C보다 키가 크다. 구체적 조작 단계 아동은 이러한 이행 관계를 발견해 낼 수 있다. 이행 개념이 결여된 전조작기 아동은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지각에 의존하기 때문에 A와 C를 나란히 세워놓고서 누가 더 큰지 보겠다고 우겨댈 것이다. 전조작기 아동은 피아제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행 관계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행이라는 논리적인 필연성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정 형태의 보존이 다른 형태보다 훨씬 빨리 발달한다. 피아제는 이 사실과 더불어 기타 발달적인 격차들을 깨닫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수평적 격차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아동이 동일한 정신적 조작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보존 과제에서 상이한 수준의 이해력을 나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피아제에 따르면, 수평적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상당히 유사하게 보이는 문제들이 실제로는 복잡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라 한다. 예컨대, 부피 보존 개념은 9~12세가 되어서야 습득된다. 왜냐하면 아동은 이 과제에서 액체와 질량의 보존에 관여하는 조작을 동시에 생각하여야 하고 그다음에는 이 두 가지 개념 간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구체적 조작이 잠깐의 시기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일련의 기술로 설명될 수도 있지만, 실제 피아제의 주장에 따르면, 조작적 능력은 초기의 단순한 기술이 통합, 정리, 재구성되어 더욱 복잡한 정신 과정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구체적 조작기의 지적 성취도에 대한 고찰을 통해 왜 많은 사회에서 6~7세에 공식적 교육을 시작하는지를 알 수 있다. 피아제는 이 시기가 아동이 지각적 환상으로부터 벗어나고 산수 이해의 기초가 되는 인지적 조작을 습득하는 때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 시기 아동은 언어와 그 특징들에 대해 생각하고, 동물, 사람, 물체, 사건을 범주화하며, 대문자와 소문자, 철자와 단어, 단어와 문장 간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피아제가 근본적으로 교육자가 아닌 과학자이기는 하였지만, 그는 어린 아동이 받아야 하는 교육의 종류에 대해 매우 흥미로운 생각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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