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발달에 대한 현재까지의 연구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가인 피아제는 동물학과 인식론에 대한 그의 초기 관심을 통합하여 그가 발생학적 인식론이라고 명명한 새로운 과학을 발달시켰다. 발생학적 인식론은 지식의 기원에 대한 실험적 연구로서 여기서 피아제는 유전적이라는 용어를 발생학적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피아제는 그의 세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함으로써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는 이들이 새로운 장난감을 어떻게 탐색하며, 그가 제시한 단순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며, 그들 자신과 주변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게 되는가를 연구하였다. 이후 피아제는 다른 연령의 아동이 게임 규칙에서부터 물리학의 원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발견하기 위해 사용했던 개방적인 문답식 기법인 임상적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하였다. 그 결과 피아제는 지적 성장에 대한 인지 발달이론을 체계화하였다. 동물학을 연구했던 피아제는 지능을 유기체가 주변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근본적인 삶의 기능이라고 정의하였다. 걸음마기 영아가 TV를 켜는 법을 배운다던가, 학령기 아동이 친구들에게 사탕을 어떻게 나누어줄지를 결정한다던가, 청소년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끙끙댄다든가 하는 모습은 모두 적응의 양상이다. 피아제는 지능이란 평형의 한 형태이며 모든 인지 구조는 평형 상태를 지향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모든 지적 활동은 마음속에 유일한 목표를 갖고 있는데, 그 목표는 사고 과정과 주변 환경 간에 균형 잡히고 조화로운 관계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처럼 균형 잡힌 상태를 인지적 평형이라 하며, 인지적 평형에 도달하는 절차를 평형화라 한다. 피아제가 강조한 바에 따르면, 아동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수많은 새로운 자극과 사건들에 의해 계속 도전받는 능동적으로 호기심으로 가득한 탐색 자이다. 자신의 사고방식과 주변 사건 간에 불균형이 발생하면 아동은 정신적인 조정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를 통해 혼란스러운 새로운 경험에 대처하게 됨으로써 인지적 평형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지능에 대한 피아제의 입장은 내적인 정신적 도식과 외부 환경 간의 불일치가 인지 활동과 지적성장을 촉발한다는 상호작용 주의자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능에 대한 피아제의 견해에서 아주 중요한 가정은 아동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피아제는 아동을 구성주의자로 기술하였다. 현실 세계에 대한 아동의 구성은 그러한 구성이 일어날 당시 아동이 가지고 있는 지식에 의존한다. 피아제는 경험을 표상하고 조직하고 해석하기 위해 고안한 모델 또는 정신적 구조를 기술하기 위해 도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도식은 일반인들이 책략 또는 개념이라고 부르는 것과 어떤 면에서 유사한 사고 또는 행동 양식이다. 피아제는 행동적 또는 감각 운동 도식, 상징 도식, 그리고 조작 도식이라는 세 가지 종류의 지적 구조에 관해 기술하였다. 행동도식이란 아동이 대상 또는 경험을 표상하거나 이에 반응하기 위해 사용하는 체계적인 행동 양식이다. 이것은 생후 최초로 출현하는 지적 구조이다. 생후 첫 2년 중 거의 대부분의 기간 영아가 대상과 사건에 대해 가지는 지식은 자신이 외현적 행동을 통해 표상할 수 있는 지식으로 국한된다. 예컨대 생후 9개월 된 영아에게 공은 공식적인 명칭이 있는 둥근 장난감으로 개념화되지 않는다. 대신 공은 단순히 주위 사람들과 함께 튕기고 굴리면서 가지고 놀 수 있는 대상일 뿐이다. 생후 2년째가 되면 아동은 대상과 사건에 대한 경험 없이도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즉 이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경험을 정신적으로 표상하여 정신적인 상징, 즉 상징 도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피아제에 따르면, 7세 이상 된 아동의 사고는 조작 도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인지적 조작이란 논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수행하는 내적인 정신활동이다. 예컨대, 8세 아동이 찰흙으로 빚은 둥근 공을 원반 모양으로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아동은 찰흙을 납작하게 만들었다고 해서 찰흙이 더 많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의 머릿속에서 이러한 변형을 역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원반 모양을 다시 동그랗게 굴리면 예전과 같은 공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사고를 조작할 수 없는 5세 아동은 외현적인 모습에 근거하여 판단한다. 그러므로 5세 아동에게 공이 원반으로 변형되는 것을 보여주면 공보다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기 때문에 찰흙이 더 많아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원반이 다시 공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해도 그 과정에 대한 논리적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 즉, 공보다 원반에 더 많은 찰흙이 있다고 계속 생각하는 것이다. 피아제에 따르면, 가장 흔한 인지적 조작은 사칙 연산과 부등호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신활동이다. 알다시피 이 기호들에 의해 이루어지는 각 정신적 조작은 가역적 활동이다. 예컨대, 정신적 덧셈은 정신적 뺄셈에 의해 즉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있다. 피아제는 이러한 유연한 조작적 능력을 통해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이 보다 정교한 지적 도식을 생성하게 되어 처음에는 실제적인 경험에 대해서만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사고하게 되고 결국에는 추상적이거나 가상스러운 사건에 대해서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다고 믿었다. 아동은 지적인 도식을 어떻게 구성하고 변경시키는가? 피아제는 모든 형태의 도식이 조직화와 적응이라는 두 가지 선천적인 지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고 믿었다. 조직화는 아동이 기존의 도식을 새롭고 더욱 복잡한 지적 구조로 통합시키는 과정이다. 예컨대, 응시하기, 뻗기, 잡기를 하는 영아는 초기에는 전혀 연관이 없는 이 세 가지 도식을 보다 복잡한 하나의 구조, 예를 들어, 시각을 이용한 뻗기로 구조화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조직화를 통해 주변의 많은 흥미로운 대상들에 대해 손을 뻗게 되고 그 특징을 발견한다. 비록 지적인 도식이 각 발달 단계마다 급속하게 다른 형태로 변모된다고 하더라도 조직화 과정에는 변함이 없다. 피아제에 따르면, 아동은 현재 가지고 있는 도식이 무엇이든 간에 더욱 복잡하고 적응적인 구조로 끊임없이 조직한다. 조직화의 목적은 주변 환경의 요구에 부합하는 과정인 적응을 촉진하는 것이다. 피아제에 따르면, 적응은 두 가지 상보적인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동화는 아동이 세상에 대해 이미 가지고 있는 모델, 즉 이전에 가지고 있던 도식에 근거하여 새로운 경험을 해석하는 과정이다. 처음으로 말을 본 영아는 다리가 넷인 동물에 대한 기존의 도식 중 하나로 말을 동화시키려고 할 것이므로, 말을 강아지로 생각할 수도 있다. 즉, 이 새로운 자극을 친숙한 것으로 해석함으로써 그것에 적응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완전히 생소한 대상, 사건, 경험을 기존의 도식으로는 해석되기 어려울 수 있다. 가령 아동이 처음 강아지라고 생각했던 커다란 동물이 우스꽝스럽게 생긴 발을 가지고 있고 굉장히 이상한 소리를 낸다는 것을 곧 알게 된다면 아동은 자신이 관찰한 것을 더 잘 이해해 보려고 할 것이다. 조절은 동화와 상보적인 것으로서 새로운 경험을 설명하기 위해 기존의 구조를 수정하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말이 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한 아동은 이 새로운 생명체에 대해 이름을 지어주거나 또는 "저게 뭐야?"라고 물은 뒤 주위 사람들이 대답해 주는 이름을 사용할 것이다. 이 아동은 다리가 넷인 동물에 대한 도식을 수정함으로써 말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포함하게 된 것이다. 피아제는 동화와 조절을 구별하면서도 이 두 과정은 인지적 성장의 촉진을 위해 작용한다고 믿었다. 앞의 예에서처럼 이 두 가지가 항상 동등하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도식과 일치되지 않는 경험을 동화시키다 보면 결국 인지적 갈등이 발생하여 이 경험에 대한 조절이 촉진된다. 그 결과 아동은 적응 상태, 즉 인지적 구조와 주변 환경 간의 평형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인지 발달이란 아동이 새로운 경험을 정기적으로 탐색하고 동화시키며, 이 경험에 인지적 구조를 조절시키고, 새로 알게 된 지식을 새롭고 더욱 복잡한 도식으로 조직화하는 적극적인 과정임을 강조한 피아제의 견해에 근거하여 인지적 성장이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대한 예시를 들었다. 따라서 아동은 적응과 조직화라는 두 가지 선천적인 활동을 통해 주변 세계를 점차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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