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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심리학

영아의 지각에 대한 접근과 동향

by 거봉거봉거봉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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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가 보여주는 지각 능력은 실로 굉장히 대단하다. 이들의 모든 감각은 출생 당시부터 상당히 양호하게 작동하고 있으며, 영아는 즉시 행동을 개시하여 자극을 탐색하려 하고 감각 입력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밝혀낸다. 생후 첫 3~4달 동안 영아는 능숙한 지각자가 된다. 이들은 실제 주변 환경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하여 형태를 인식하고, 깊이 및 거리 단서에 반응하고, 이들에게 들려오는 언어의 명확한 형태를 재인하며, 각각의 감각 양식으로부터 주기적으로 정보를 조합한다. 영아기는 가장 기초적인 지각 능력이 출현하는 시기이므로 지금까지는 영아의 지각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다. 실제로 많은 연구자에 따르면, 생후 1년 이후에 이루어지는 지각 발달은 영아가 감각 입력에 주의를 집중하고 이 입력으로부터 유의미한 추론을 끌어내는 능력이 점점 더 향상되기 때문에 이루어진다. 이러한 지각 발달은 정보처리 능력의 향상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인지발달이라고 명명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각에 대한 설명을 마치기 전에 지각 발달에 대해 매우 영향력 있는 학설을 잠깐 살펴보기로 하자. 이 학설을 읽고 나면 특정 물체를 인식하는 데 있어 어린 영아가 아동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가 있어야 하는 이유, 학령 전 아동이 읽기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 그리고 다른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이 다소 상이한 방식으로 세상을 지각하는 이유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차별적인 세부 특징이란 한 자극을 다른 모든 자극으로부터 구별해주는 단서를 말한다. 처음으로 토끼와 고양이를 본 3세 아동은 토끼와 고양이 모두 털이 나 있고 크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이 둘을 혼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결국 아동은 토끼가 고양이, 쥐, 다람쥐 그리고 다른 작고 털이 난 동물들과 구별되는 차별적인 세부 특징들은 쉽게 알아차린다. 그러나 이들은 b와 d같이 차별적인 세부 특징들의 차이가 미묘하고 별 의미가 없는 것들은 잘 구분해내지 못한다. 알파벳 글자를 구별하고 범주화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아동이 단어를 해독하고 능숙하게 읽을 수 있게 되기 이전에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지각적 초석이다. 그러나 비록 가정이나 유치원에서 또는 TV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글자 맞추게 훈련받은 학령 전 아동이 대부분의 글자와 심지어는 몇 가지 단어를 읽을 수 있다고는 해도, 5~5.5세 정도의 학령 전 아동은 유사한 지각적 특징을 가진 b, h, d 또는 m, w를 서로 구별하지 못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6세 아동은 정확히 학교에서 본격적인 읽기 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에 친숙하지 않은 글자 형태 간의 미묘한 차이들을 탐지해 내고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이미 밝혀졌듯이 읽기 학습은 대단히 복잡한 과제이므로 자세하게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 어린 아동은 새롭고 미묘한 정보들을 주변 환경으로부터 끊임없이 추출하고 이 추출 과정을 통해 각 대상의 특성, 형태 및 차별적인 세부 특징을 발견함으로써 이들을 구별한다. 이러한 변별이 계속되면서 아동은 지각적으로 성숙해지며 감각 수용기에 입력되는 광범위한 자극들을 점점 더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아동이 경험을 이해하는 과정은 단순히 차별적인 세부 특징을 탐지하는 것 이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즉, 아동은 감각 경험을 정교화하고 새로운 해석을 구성하기 위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아가 애매모호한 자극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에서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움직이는 불빛을 직립해 있는 인간 형상으로 해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장의 서론에서 살펴보았듯이, 분화 이론과 정교화 이론은 모두 어느 정도 이론적으로 타당하며, 초기 지각 발달을 이해하는 데에 큰 공헌을 해왔다. 지각은 문화와 문화적 전통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을까? 비록 다른 문화권에 속해있다고 해도 형태, 유형, 또는 밝기나 소리 차이를 구별하는 능력과 같은 기본적인 지각 능력은 거의 차이가 없지만, 문화는 지각에 대해 미약하게나마 큰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앞서 살펴본 바에 따르면 특정 음 은에 대해서는 영아가 성인보다도 구별을 더 잘한다. 인간은 이 세상의 어떤 언어라도 습득할 수 있도록 생물학적으로 준비된 상태에서 태어난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의 특정 언어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 언어의 중요한 소리 유형에 특히 민감해지고, 그 언어와는 연관이 없는 청각적 특징에는 무감각해진다. 따라서 영아 시기에는 모든 영아가 r과 l을 쉽게 구별한다. 그러나 중국어와 일본어는 r과 l의 차이가 없기 때문에 중국어나 일본어를 모국어로 배우고 성장한 성인들은 이 두 자음을 청각적으로 구별하는 능력이 영아보다 뒤떨어진다. 음악은 청지각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문화적 도구이다. 6개월 된 영아들과 미국인 성인들에게 서양식 장조, 단조 음계와 자바씩 펠로가 음계를 들려주었다. 펠로가 음계는 서양에서 자란 성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들린다. 그리고 멜로디가 흐르는 와중에 음계와 맞지 않는 "부조화한" 음을 수시로 넣었다. 놀랍게도 6개월 된 영아는 서양식 멜로디를 들려주었을 때와 자바씩 멜로디를 들려주었을 때 모두 이 부조화한 음을 탐지해내곤 하였다. 이것을 볼 때 영아는 분명히 음악성을 지각할 뿐 아니라 다양한 음계로 작곡된 음악 중 음이 잘 조화된 음악과 그렇지 않은 음악을 구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인 성인들은 이들의 고유 서양 음계에서는 부조화한 음을 잘 탐지하였지만 낯선 자바 음계에서는 그렇지 못하였다. 이것은 미국인 성인들의 음악적 지각이 서양 음계에 대한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연구 결과는 발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두 가지 일반적인 원리를 제시해 준다. 첫째, 지각이 성장한다는 것은 발달에 관한 수많은 여타 측면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새로운 능력이 추가되는 것만이 아니라, 불필요한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어떠한 감각 입력이 특수한가? 그리고 이러한 감각 입력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문제는 각 개인이 속한 문화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인간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차별적인 세부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음소들은 듣지 못하도록 학습된다. 그리고 서양인들은 쥐와 뱀을 너무 혐오스러워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동물로 생각하는 반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이를 맛이 뛰어난 고급 요리로 지각하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이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은 각자에게 감각적으로 입력된 객관적 측면을 탐지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이러한 입력을 해석하는 체계를 제공하는 문화적 학습 경험에 의해서도 좌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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