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작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정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수정이란, 여성의 난소에서 방출되어 나팔관을 통해 자궁으로 가던 난자가 남성의 정자에 의해 수정되는 순간을 말한다. 우리는 수정 시점에서 무엇이 유전되는지를 알아야 유전자가 어떤 기제를 통해 표현 특성들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수정 후에 발생하는 맨 처음의 발달은 보호적이다. 하나의 정자세포가 난자의 막을 뚫고 들어오면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 다른 정자들을 물리치게 되며, 그 결과 이 난자와 정자가 수정과정을 다시 반복하지 못하게 한다. 몇 시간 내에 정자세포는 분열하기 시작해 자기의 유전물질을 방출한다. 난자도 유전물질을 방출하며, 아버지의 정자와 어머니의 난자가 제공한 유전정보 주변에 새로운 세포핵이 형성된다. 이 새로운 세포를 접합체라고 하는데, 그 크기는 핀 침 머리의 20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하지만 이 작은 세포는 단세포에서부터 인식할 수 있는 인간으로 발달하기 위한 유전정보, 즉 생화학적 부호들을 포함하고 있다. 인간 접합체에는 어떤 유전물질이 존재하는가? 새로운 세포핵은 염색체라 불리는 46개의 길고 실 같은 모양의 것들을 갖고 있는데, 각각의 염색체는 유전의 기본 단위인 수천 개의 유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논의하겠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염색체는 쌍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한 쌍의 염색체를 구성하는 각각의 염색체는 크기, 모양, 유전기능이 서로 일치한다. 어머니의 난자에서 온 염색체 하나와 아버지의 정자에서 온 염색체 하나가 접합체에서 하나의 염색체 쌍을 이룬다. 따라서 어머니, 아버지는 각각 자손들에게 23개의 염색체를 주게 된다. 각 염색체의 유전자들도 쌍으로 기능한다. 각 쌍의 두 구성원은 대응 염색체와 동일한 위치를 갖는다. 유전자들은 사실 DNA가 길게 퍼져있는 것이다. DNA는 복잡한 "이중 나선" 모양의 분자로 꼬인 사다리 모양을 하고 있으며 발달에 관한 화학적인 "부호"들을 제공해 준다. DNA의 독특한 특징은 자신을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다리 모양의 분자가 중간에서 분할되어 지퍼처럼 양쪽으로 벌어지면서 분자의 나머지 반이 잃어버린 부분의 복제를 유도한다. DNA의 이 자신을 복제하는 특별한 능력 때문에 단세포 접합체가 경이로울 정도로 복잡한 인간으로 발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접합체가 나팔관을 통해 자궁 내 착상 지역으로 이동할 때, 접합체는 유사분열이라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복제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접합체가 2개의 세포로 나눠지지만, 곧 4개의 세포가 된다. 4개의 세포는 8개가 되고, 8개의 세포는 곧 16개의 세포가 된다. 각 분열이 있기 바로 전에 세포는 46개의 염색체를 복제하고, 복제 염색체들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세포분열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딸세포"가 생기게 된다. 딸세포들은 각각 23개의 염색체 쌍을 가지고 있고, 모세포와 동일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 출생 시 아기는 유사분열을 통해 얻은 수십억 개의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 세포는 근육, 뼈, 기관, 기타 신체 구조들을 이루고 있다. 유사분열은 일생을 통해 계속 이루어져 우리가 성장할 수 있도록 새 세포를 생성하고, 손상된 세포를 새로운 새 세포로 대체하도록 해준다. 분열과 함께 유전적 청사진도 복제되기 때문에, 새로운 세포들 모두 수정 시에 유전 받은 46개 염색체의 정확한 복사본을 갖고 있다. 우리는 정자와 난자가 결합해 46개의 염색체를 가진 접합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러나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46개 염색체 조각들을 갖고 있다면, 우리는 왜 아버지 정자에서 온 46개 염색체와 어머니의 난자에서 온 46개 염색체, 총합 92개의 염색체를 갖고 세상에 태어날 수 없는가? 대답은 비교적 단순하다. 인간은 체세포뿐 아니라 생식세포 생성이라는 특별한 유전기능을 하는 배아세포들도 갖고 있다. 정소에 있는 남성 배아세포들과 난소에 있는 여성 배아세포들이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낼 때, 그들은 감수분열을 하게 된다. 배아세포들은 우선 46개의 염색체를 복제해낸다. 그리고 염색체 교차라 불리는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 인접한 염색체들끼리 교차하여 한 지점 이상에서 갈라지면서 유전물질들을 교화하게 된다. 그때, 교차 동안의 유전자 전이가 새롭고 독특한 유전조합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주목하라. 다음으로 복제된 염색체 쌍은 각각 46개의 염색체를 갖는 2개의 모세포로 분리된다. 끝으로, 모세포가 분열되면서 딸세포 각각은 23개의 단일 염색체를 갖게 된다. 그리고 수정 시에, 23개 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23개 염색체를 가진 난자가 결합하여 46개의 완전히 보충된 접합체를 생성하게 된다. 동일한 부모의 형제자매들은 23개의 염색체를 부모 각각으로부터 유전 받는다. 동일한 부모의 자녀인데도 서로 닮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감수분열이 우리를 유전적으로 독특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염색체 한 쌍이 감수 분열할 때, 두 염색체 중 어느 것이 특정한 모세포로 되느냐는 기회의 문제이다. 각 염색체 쌍은 독립분류 원칙에 따라 다른 모든 쌍과는 독립적으로 분열하기 때문에, 단일 배아세포의 감수분열은 매우 상이한 염색체 조합을 초래할 수 있다. 인간 배아세포는 각각 23개의 염색체 쌍을 갖고 있고, 염색체 쌍 각각은 상호 독립적으로 분열하기 때문에 부모 각각은 8백만 개 이상의 상이한 유전조합을 정자나 난자 안에 생성해낼 수 있다. 만일 아버지가 23개의 염색체로 8백만 개조함을 만들어내고 어머니도 8백만 개의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한 부부가 동일한 유전자 집합을 유전시키지 않은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아기의 수는 64조 명이다. 감수분열의 초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교차과정이 실제적으로는 염색체의 유전적 구성을 바꿔서 유전정보의 교환 없이 개별 성염색체의 변이 수를 8백만 개보다 훨씬 많게까지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염색체가 깨끗하게 분리된다면, 약 8백만개의 변이가 발생할 것이다. 물론, 형제자매들은 부모의 동일한 유전자 풀에서 유전자를 얻어오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서로 닮는다. 부모의 염색체 그리고 유전자가 각 자손을 생산하기 위해 결합한 정자와 난자 속에서 분열하는 과정이 우선적이기 때문에, 두 형제자매가 완전히 동일한 반쪽 염색체를 유전 받지는 못하지만, 각 형제자매는 부모 유전자의 반씩을 유전 받는다. 따라서 각 개인은 유전적으로 독특하다. 진화론의 관점에서 볼 때, 감수분열에 의한 유전적 변이성은 아주 적응적이다. 왜냐하면, 이 경우 각종들의 일부 구성원들이 환경에서의 어떤 재앙적 변화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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